평일도 인생이니까 - 김신지 에세이

학생때는 유독 소설을 좋아했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자발적으로 읽는 책들은 대부분 소설이였는데, 어느순간부터 책 선정기준이 바뀌었다. (그래도 여전히 문학 분류이긴 하지만..^^)

가끔은 자기개발서를 보면서 자극도 받지만, 이걸시작해라. 도전하라 이런 내용을 계속 보다보면 피곤하기도 하다.

점점 스마트폰을 많이 보게 되면서 책과는 멀어졌고, 넷플릭스,유튜브, 페이스북(짧은영상들..), 인스타그램등 등 볼게 넘쳐났기 때문

2020년은 돌아보면 감정기복이 심했고 코로나19로 활동도 많이 제한되다 보니, 일상도 지치고 위로를 받고 싶었다. 내가 잘 살고있는건가 확인도 받고싶고

그러면서 점점 마음 따뜻한 글을 찾게 되었는지도..

회사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잠깐 읽었는데 술술 읽혀서 빌렸다.
작가의 생각과 글을 읽다보면 나는 어떻지?
스스로 답을 생각하면서 아 나는 지금 행복하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회사에 마음이 드는 부분이 20퍼센트만 있다면 다닐 수 있다.(42p)”
—> 마음에 드는거 : 그래도 내가 직장이 있었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점심시간이 1시간30분, 월급
—> 마음에 안드는거 : 쓸데없는 프로세스, 연봉인상률 낮음, 업무외 +a를 바라는것, 그냥 일하기 싫은거

“잘 산다는게 대체 뭘까? 그건 그냥 내가 오늘 하루를 마음에 들어 하는 그런 일이 아닐까? 우리는 어떤 즐거움을 찾아 다녀야할까? 크든 작든 내가 느낀 즐거움들에 이미 그 답이 나와있는 게 아닐까? 언제 즐거운지, 언제 웃었는지 기억하고 산다면 그걸로 충분한 인생일지 모른다.(57p)”

—> 2020.12.18금 내가느낀 소소한 행복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추리닝과 생얼로 근무했고, 아침과 점심 저녁 모두 내가 먹고싶은 시간에 먹었다. 점심시간에는 잠깐 백화점과 마트를 들렸는데도 시간안에 돌아왔다. 맛있는 포도와 딸기를 샀다. 근무하면서 음악을 들었다. 저녁 퇴근 후, 8km 걷기 산책도 했고 운동후 상쾌함과 성취감도 느꼈다.
전기장판을 틀고 따뜻한 수면이불을 덮고, 폭신한 침대위에 앉아 스탠드 불빛으로 책을 보며 글을 쓰고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는, 어린 우리가 그토록 바랐던 것을 스스로에게 주려고 어른이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 결국 우리는 스스로의 결핍을 채워 주는 사람으로 자라, 내 행복은 내가 책임지는 법을 익히게 된다. 어른으로 사는 기쁨은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66p)”

—> 어렸을 때는 20살만 넘으면 성숙한 어른이 “짠” 하고 되는줄만 알았다.

어른이 되었구나라고 느낀건
1. 술집에서 민증검사하고 술마실때
2. 휴대폰으로 성인인증 할 때
3. 은행 업무를 볼때
4. 통금이 사라지고 외박을 해도 될 때
5. 부동산 계약할 때
6. 자취를 시작 했을 때


목적지에만 진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앟는 것. 인생을 중요한 이벤트가 있는 순간과 그렇지 않은 순간으로 구분하고, 나머지 날들을 아무것도 아닌 시간들이라 치부하지 않는것 (...) 출퇴근 하면 입버릇처럼 빨리 토요일이 되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평일은 인생에서 지워지는 것 처럼. 그럴 때 우린 월화수목금요일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주말에 도착하기 위해 버리는 날들?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싶은 벌칙 같은 시간? 행복한 순간 앞에서 우리는 지금 이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아까워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식으로밖에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게 아닐까? 그 외의 시간들을 하찮게 대할 때, 우리가 버리고 있는 건 시간이 아니라 인생인데도.(96p)”


이 책을 빌린 이유도 제목을 보고 고른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평일도 인생이니까”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하고 체육관도 못나가고..(그나마 취미붙인게 운동인데)
회사에서 점심먹고 동기들이랑 카페에서 차마시면서 수다+멍때리기 타임이 힐링타임이였는데 카페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고..

일상들도 조금씩 무너져가고,
벌써 5년차 회사생활이 단조롭고 지겨운것 같기도 해서
매너리즘에 빠져서 이걸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생각하던 차였다.

나도 언제 주말이 되나 주말만 바라보고있는데
막상 주말이 되어도 강제 집콕 모드 중이다.

평일도 주말도 똑같이 하루는 24시간인데
평일은 견뎌내는 시간, 주말은 아까운 시간이라 생각했다. 이젠 평일도 아껴줘야지. 내 청춘을 내 시간을 보듬어 줘야지.

"남들하고 비슷한 나이에 최대한 비슷한 성취를 이루면서 살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인생은 같은 트랙을 달려 결승점 리본을 누가 먼저 끊고 들어가느냐의 문제가 아닌데.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그 길에서 무얼 보고 겪고 보았느냐가 자기만의 인생을 만드는 건데. 우리는 결국 모두, 다른 곳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생애 주기'라는게 정해져 있다고 믿는 세상에서 남들과 보조를 맞추느라, 사람들이 자기 나이를 사는 데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들과 다른 속도는 결코 '뒤쳐지는'일이 아니니까. '그 좋은 나이에' 세상이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일들 다 밀어 둔 채로, 자아도 찾지 않고, 어학 공부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아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거다. 그건 결코 버리는 시간이 아니다. 낭비도 아니다. 그냥 내가 내 마음의 흐름에 따라 내 시간을 사는 일일 뿐이다. 우리는 어떤 나이에도 늦을 수 없다. 삶의 어떤 시간에도 실은 늦게 도착한 적 없다. (...) 나는 내 시간을 살아갈 뿐이니까. 내가 천천히 겪은 변화들, 내 시간을 살며 만난 사람들과 알게 된 경험들, 그런 것 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남을 함부로 부러워하지 말고,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그냥 내 나이'를 받아들이며 지금처럼 내 속도대로 걸어야지. 그거면 된다."(245p)


많은걸 느끼게 해준 부분이다. 가장 많이 위로를 받은 문장이기도 하고

작가의 생각을 강요하지않고, 작가의 생각을 말해주는 구간을 읽으며,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몇번이고 읽으며 눈물이 찔끔.

마치 옆집 언니가 나에게 건네주는 조언같이 느껴졌다. 마음이 따듯해졌다.

 

 

나에게는 2016년 같은 회사에 입사한 19명의 동기들이 있었는데..

5년사이에 5명이 퇴사했다. 대학교(1)/회사가 안맞아서(1)/ 좋은 조건의 회사로 이직해서(3) 

더 좋은 조건, 하고싶은 일을 찾아 하나둘씩 떠나가는 동기들을 보며 나는 잘 하고있는건가? 내가 좋아하는건 뭐지? 이대로 계속 회사를 다녀도 괜찮은 것일까? 한살이라도 더 어릴때 도전하는게 좋을텐데.. 나는 이 회사, 이업무와 잘 맞는건가? 싶고 조바심도 난다.

 

지금도 남과 비교하고 불안하지만, 위문장을 읽으며 나는 위로를 받은것 같다.

그래 난 지금 잘하고 있어.내 속도에 맞게 걸어가자. 내 마음의 흐름대로 살자.

 

글도 술술 읽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도서관에서 빌렸지만 왠지 반납하기 아쉬운, 나도 한권 구매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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